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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동사니

자승자박(自繩自縛) 자승자박(自繩自縛) 옛날 어느 서당에서 학동들이 글을 읽고 있었습니다. 춘삼월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한자를 읽다 보니 학동들이 꾸벅꾸벅 졸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호랑이 같은 훈장님이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네 이놈들! 어디 신성한 서당에서 공자님의 말씀을 읽다 말고 졸고 있느냐 회초리를 들기 전에 썩 눈을 뜨지 못할까!" 하지만 호통을 친 훈장님도 학동들의 글 읽는 소리에 그만 깜박 잠들어 버렸습니다. 훈장님은 무안했는지 학동들에게 말했습니다. "나는 지금 잠든 것이 아니라 너희를 더 잘 가르칠 방법을 여쭈러 공자님께 다녀온 것이다." 이런 소란에도 불구하고 춘곤증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또 꾸벅꾸벅 졸기 시작한 학동에게 훈장님이 불호령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학동은 천연덕스럽게 말했습니다. "훈장님... 더보기
낡은 턱시도 낡은 턱시도 실력은 훌륭하지만, 아직 이름을 알리지 못하고 가난하게 살고 있던 한 성악가가 모처럼 무대에 설 기회를 가졌습니다. 작은 마을에서 하는 조촐한 무대였지만 성악가는 최선을 다해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무대의상이었습니다. 턱시도가 한 벌 있었지만, 너무 낡고 치수도 작았습니다. 하지만 가난한 처지에 새로 의상을 준비할 여력이 없던 성악가는 그 작고 낡은 턱시도를 입고 무대에 올랐습니다. 드디어 관객을 앞에 둔 성악가는 열창했습니다. 그의 노래에 사람들은 감동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노래가 클라이맥스에 다다르며 성악가가 힘차게 양팔을 내뻗는 순간 턱시도가 찢어져서 안에 입은 셔츠가 환히 보이고 말았습니다. 조금 전까지 노래에 감동하던 관객들은 뜻밖의 모습에 몇몇 사람들이 웃기 시작해서 분위.. 더보기
깨진 두레박의 지혜 깨진 두레박의 지혜 옛날 어느 마을에 성질이 포악하고 하루하루 술을 의지하며 살아가는 남자가 있었습니다. 항상 마을 사람들에게 폐만 끼치는 남자는 '나처럼 쓸모없는 놈은 노력해 봐야 소용없어'라고 말하며 그냥 자기 멋대로 살았습니다. 어느 날 남자가 마을 대로에 서서 술을 내놓으라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거친 행패를 부리고 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남자를 피하는 가운데 한 노인이 남자에게 말했습니다. "그렇게 술을 원하거든 내 부탁을 잠시 들어주게. 그러면 자네가 원하는 술을 대접하지." 술을 준다는 말에 남자는 노인을 따라갔습니다. 노인은 바닥이 조금 갈라져서 물이 새는 두레박을 남자에게 주며 우물물을 길어 달라고 했습니다. "아니 어르신. 주신 두레박이 깨졌습니다. 이런 거로 물을 어떻게 담습니까?".. 더보기
올포원, 원포올 올포원, 원포올 프랑스의 소설가 뒤마의 작품인 '삼총사'에는 '하나를 위한 모두, 모두를 위한 하나'라는 구호가 있습니다. 작은 몸의 포유동물로 집단생활을 하는 미어캣은 저 구호를 가장 잘 지키며 살아가는 무리 중 하나입니다. 먹이피라미드에서 아래층에 위치한 미어캣들은 천적인 맹금류를 경계하기 위해 순번을 정해서 감시합니다. 그리고 자기 차례의 보초 순번이 오면 다른 미어캣이 식사할 때도 땡볕에서 감시하고 적이 공격해 오면 몸으로 동굴 입구를 막아 동료를 지키다 죽기도 하곤 합니다. 우두머리 미어캣을 포함해서 그 어떤 미어캣도 자신에게 이 가혹한 보초의 순번이 돌아왔을 때 보초를 거부하지 않고 목숨을 걸고 임무를 수행합니다. 또한 암컷 미어캣은 한 번에 2~5마리 정도씩 새끼를 낳는데 한 마리가 새끼를 .. 더보기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어느 날 미 해군 함대에 해군 제독이 참석하는 큰 행사가 열리고 있었는데 참석한 장성의 계급장이 실수로 훼손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대로 사열을 받을 것인지 아닐지 고민하는 가운데 참모들을 불러 대장 계급장이 있는지 찾아보았지만, 바다 한가운데 대장 계급장이 있을 리 만무했습니다. 마지막 기대를 하면서 선내 방송을 통해 공지했습니다. 하지만 대장 계급장이 나올 것이라고는 아무도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마이크로 알린 지 10분도 채 안 되었을 때 이제 막 임관한 소위 한 명이 숨을 헐떡거리며 대장 계급장을 들고 나타났습니다. 해군 제독은 다행이라 생각하면서도 일개 소위가 대장 계급장을 왜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여 물었습니다. "제가 소위로 임관할 때 국가를 위해 헌신하여 꼭 .. 더보기
40년간 지켜온 섬 40년간 지켜온 섬 인도에서는 우기 때마다 홍수로 큰 피해가 발생하자 브라마푸트라 강에 커다란 댐을 건설했는데 댐으로 35개가 넘는 마을이 수몰되어 사라졌고, 강 가운데 마줄리 섬도 점차 침수되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마줄리 섬은 바다가 아닌 강에 형성된 섬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거대한 섬입니다. 이 섬을 지키기 위해 인도 정부도 노력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마줄리 섬을 지키고 있는 것은 한 명의 환경운동가입니다. 1979년 당시 16세 소년이었던 '자다브 파양'은 홍수로 많은 나무가 쓸려가 버린 마줄리 섬에서, 나무 그늘이 없어 햇빛에 타죽은 수많은 뱀을 보고 섬을 지키고자 결심합니다. 그리고 자다브는 섬에 나무를 심었습니다. 그의 나무 심기는 무려 40년이나 계속되었고 그동안 마줄리 섬에는 여의.. 더보기
마음의 평안 마음의 평안 한 젊은 청년이 인생을 충실히 보내고 싶다는 생각으로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가장 먼저 '건강한 삶'을 위해 꾸준히 운동하고, '사랑받는 삶'을 위해 주변 사람들을 먼저 배려했으며, '풍족한 삶'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했고, '명예로운 삶'을 위해 정의롭고 잘못된 행동을 하지 않도록 남다르게 노력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는 청년은 누구보다 '충실한 삶'을 살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청년은 만족할 수 없었습니다. 무언가 부족한 듯한 느낌에 항상 걱정과 불안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청년은 자신의 스승을 찾아가 물었습니다. "충실한 삶을 위해 버킷리스트를 작성하고 훌륭히 실행하고 있는데 여전히 뭔가 부족합니다. 저에게 빠진 것이 무엇인가요?" 스승은 청년의.. 더보기
은혜를 갚은 개 은혜를 갚은 개 기찻길이 지나가는 작은 시골에서 한 농부가 열심히 밭을 일구고 있었습니다. 일하던 농부는 이제 해도 뜨겁고 허기도 져서 식사하고 잠시 쉴 생각으로 그늘에 앉아 집에서 만든 도시락을 열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보지 못한 개 한 마리가 달려와 농부를 향해 맹렬히 짖어대었습니다. 배가 고픈가 싶어 음식을 조금 던져주었지만 거들떠보지도 않고 짖기만 하는 것이었습니다. 의아해하던 농부가 자세히 보니 개는 기찻길 한쪽과 농부를 번갈아 보며 짖어대었습니다. "기찻길 저쪽에 뭐가 있는 거니?" 호기심이 생긴 농부가 기찻길 쪽으로 다가가자 개는 농부를 안내하듯이 앞장서서 뛰었습니다. 개를 따라간 농부는 깜짝 놀랐습니다. 한 소녀가 철로에 발이 끼어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고, 멀리서는 기차가 달려오고 있었습니.. 더보기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겉모습으로 판단하면 어느 고을의 원님이 자신이 다스리는 지역의 상황을 살피기 위해 신분을 감춰 낡은 옷을 입고 마을 여기저기를 살피고 있었습니다. 그러는 중 원님은 너무도 목이 말라, 마을에서 가장 부잣집으로 보이는 대문을 두드렸습니다. 하지만 문을 열고 나온 집주인은 원님의 허름한 옷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습니다. 그리고는 물 한 사발 청하는 원님의 얼굴에 물을 확 뿌리고는 호통을 쳤습니다. "너 같은 거지는 물을 주면 밥을 달라고 할 것이며, 밥을 주면 나중에는 술을 달라고 할 게 분명하니 일찌감치 쫓아내는 것이 상책이지." 면박을 당한 원님은 다음날 좋은 옷을 입고 아전들과 함께 그 부잣집을 찾아갔습니다. 부자는 원님이 어제 그 사람인 줄은 모르고 크게 술상을 차려 원님을 대접했습니다. 그런데 원님은.. 더보기
행복과 만족 행복과 만족 옛 중국 춘추시대 공자가 태산을 유람하는 중 산기슭에서 남루한 옷을 입고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부르는 한 노인을 만났습니다. 공자는 노인이 행복한 표정에 궁금했습니다. "선생께서 즐거워하는 까닭은 무엇입니까?" 노인은 여전히 악기를 연주하며 대답했습니다. "나의 즐거움은 아주 많지요. 하늘이 만물을 낼 때 모든 것 중에 사람을 가장 귀한 존재로 내었는데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이것이 바로 첫째가는 즐거움이요." 그리고는 다시 이어서 말했습니다. "사람이 태어나면서 빛나는 해와 달도 보지 못하고 강보 속에서 죽음을 맞게 되기도 하는데 나는 이미 90세나 되니 그 또한 내 즐거움이요." 마지막으로 노인은 공자에게 말했습니다. "가난하게 사는 것은 도를 닦는 이에게 당연히 있는 일이며 죽음이란 산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