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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

다름을 존중해주는 배려 다름을 존중해주는 배려 10년 전 대학교 기숙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같은 방을 쓰는 친구끼리 사소한 말다툼이 벌어졌습니다. 같은 고향 출신의 친한 친구 사이라 특별히 같은 방을 배정받은 학생들이었는데, 함께 생활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다툼이 일어난 것입니다. 소동에 놀란 다른 학생들이 두 사람을 붙잡고 말려 싸움이 되는 것은 막았지만 화가 풀리지 않은 듯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그런데 싸움의 원인은 슬리퍼 때문이었습니다. 문 앞에 슬리퍼를 벗어둘 때, 한 사람은 슬리퍼 앞쪽이 문 쪽을 향해야 했고, 다른 한 사람은 실내 쪽을 향해놓아야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고작 이런 일로 친했던 두 사람이 이렇게까지 말다툼을 해야 하는지 모두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그때 상급생 한 명이 그 자리.. 더보기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인권은 존중되어야 한다 오래전 노예제도가 있던 시절이었습니다. 사람들을 가축처럼 사고팔았으며, 특히 흑인 노예들은 생기 없는 얼굴로 땅만 쳐다보며 무서움에 떨고 있어야 했습니다. 엄마, 아빠 그리고 아들이 있는 노예 가족이 있었습니다. 그 가족의 가장 큰 희망은 부자가 되는 것도 아니고 자유인이 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사랑하는 가족과 헤어지지 않게 되는 것이 그들의 유일한 소망이었습니다. 하지만 무참하게도 세 사람은 각각 다른 농장으로 팔려가게 되었습니다. 노예 가족들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울었습니다. 이렇게 해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는지 아무 기약이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이 슬픈 광경에 노예 상인과 새로운 주인들은 짜증을 낼 뿐이었습니다. 급기야 시간을 허비하게.. 더보기
승리한 패배 승리한 패배 임진년(1592년) 4월, 왜군의 침략으로 한반도 전역이 불길에 휩싸인 임진왜란이 발발하였습니다. 같은 해 10월 6일 진주성 앞에 몰려온 왜군의 수는 30,000명이 넘는 인원이었고, 성을 지키는 조선군의 수는 3,800명이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11일까지 5일 동안 총 10회의 전투에서 완승하였습니다. 조선군의 사망자는 800명 정도였지만 10,000명의 넘는 왜군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 전투는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입니다. 그러나 11일까지 총 10회의 전투에 승리하였습니다. 조선군의 사망자는 800명 정도였지만 10,000명의 넘는 왜군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 전투는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입니다. 8대 1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승리를 거둔 .. 더보기
암행어사 출두요! 암행어사 출두요! 정체를 감추고 있던 슈퍼히어로처럼 등장해 탐관오리를 처벌하고 도탄에 빠진 백성들을 구하는 암행어사의 멋진 모습을 미디어를 통해 익숙하게 보았습니다. 하지만, 미디어에서 멋지게 나오는 암행어사들의 활동은 고생스럽기 짝이 없는 고된 일이었습니다. 임금이 직접 내린 암행어사 업무지침서인 사목은, '도남대문외개탁(到南大門外開坼)' 숭례문을 나가 한양을 떠나기 전까지는 열어보지도 못해 자신이 살펴야 하는 감찰지가 어디인지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길을 떠나야 합니다. 철저히 신분을 감추고 사람들 속에 숨어 감찰을 진행했는데, 혹여 감찰 대상인 지방 관리에게 정체가 발각된다면 생명이 위험할지도 모릅니다. 유명한 다산 정약용이나 추사 김정희는 암행어사 시절 처벌한 관리들의 미움으로 인해 훗날 정치보복.. 더보기
미완성의 미학 미완성의 미학 미완성이라고 하면 누구도 쉽게 관심을 가지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 주변에는 미완성이기에 때로는 더욱 가치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가곡의 왕이라 불리며 마왕, 송어 등을 작곡했던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는 몇 건의 미완성 작품을 남겼는데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교향곡 제8번 b 단조'의 미완성 교향곡입니다. 보통 교향곡은 4악장으로 구성되지만 슈베르트가 25세에 작곡을 시작한 미완성 교향곡은 3악장 중간에서 끝납니다. 작곡을 시작하고 요절할 때까지 6년이란 세월이 있었고, 그사이 다른 걸작품도 많이 완성한 슈베르트가 이 곡을 왜 끝까지 미완성으로 남겼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이 작품은 미완성인 상태로 '완전한 걸작'으로 칭송받고 있습니다. 여백의 미를 알고 즐길 수 있는 우리 한민족은.. 더보기
태평양 쓰레기 섬 태평양 쓰레기 섬 16살 소년 '보얀 슬라트'가 지중해에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고 있을 때 물속에 물고기들보다 비닐봉지가 더 많이 떠다니고 있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이제 24살이 된 보얀 슬라트는 바다를 지키는 것에 자신의 젊음을 다 바치기로 했습니다. 태평양 수면에는 자그마치 한반도 넓이의 7배에 달하는 무지막지한 양의 쓰레기 섬이 한데 뭉쳐 떠다니고 있습니다. 더욱 무서운 것은 그 쓰레기 섬이 아직도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얀 슬라트가 18세에 설립한 비영리단체 '오션 클린업(The Ocean Cleanup)'에서는 길이 600m에 달하는 해양 쓰레기 수거장치를 태평양에 설치하였습니다. U자 모양의 이 장치는 수심 3m까지 늘어트린, 물고기가 걸리지 않는 특수 막으로 쓰.. 더보기
공정함이 필요한 세상 공정함이 필요한 세상 세종대왕님은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기 위해 정치가들이 고생해야 한다는 곧은 의식을 가지고 계셨는데, 윗물이 맑으면 아랫물도 맑듯이 세종대왕님의 치세 하에는 훌륭한 관리도 많았습니다. '정갑손'이라는 인물도 세종대왕님 시대의 관리로, 예조참판, 대사헌, 예조판서 등의 높은 벼슬을 거치면서도 청렴한 관리로 이름을 높인 사람입니다. 정갑손이 함경도 관찰사로 지낼 때 일입니다. 임금의 부름으로 한양까지 다녀와야 했는데 당시 함경도에서 한양까지의 여정은 달을 넘기는 먼 길이었습니다. 그렇게 오래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온 정갑손은 밀린 업무를 처리하며 한 장의 보고서를 보았습니다. 함경도에 선출한 관리들에 대한 보고서였는데 이것을 본 정갑손은 노발대발하며 책임자를 불렀습니다. "여기 새로 뽑은 관.. 더보기
시간은 항상 멈춰 있는 게 아닙니다 시간은 항상 멈춰 있는 게 아닙니다 한 노신사가 시장 한구석에 서서 눈물을 펑펑 흘리며 서럽게 울고 있었습니다. 노신사는 18세기 영국의 시인이자 평론가로 알려진 '새뮤얼 존슨'이었습니다. 큰 명예와 많은 제자의 존경을 받는 시인이 왜 시장 구석, 땡볕 아래 서서 울고 있는 것인지 사람들은 궁금했습니다. 소식을 들은 제자들이 달려와 이유를 물었습니다. "스승님. 어찌 된 일입니까? 혹시 무슨 큰 변고라도 생긴 겁니까? 걱정스럽습니다." 그러자 새뮤얼 존슨이 제자들에게 대답했습니다. "사실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는, 내가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낡은 책을 팔며 장사하던 곳이었네. 어느 날 아버지가 몸이 좋지 않다고 나에게 하루만 장사를 해달라고 했는데, 나는 가난한 장사치인 아버지의 모습이 부끄러워 거절했.. 더보기
링컨의 턱수염 링컨의 턱수염 미국의 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 그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존 브레킨리지와 치열한 선거전을 치를 때 이야기입니다. 뉴욕 웨스트필드에 사는 11살 소녀 그레이스 베델이 1860년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이던 링컨에게 편지를 보냈습니다. "링컨 아저씨, 저는 아저씨가 훌륭하게 되기를 바라요. 그런데 아저씨는 얼굴이 너무 못생겼어요. 턱은 주걱턱이고 눈은 움푹 들어갔고요, 광대뼈는 왜 그렇게 뾰족 튀어나왔나요. 그래서 우리 동네 어른들은 아저씨가 너무 못 생겨서 싫다고 하는데 어쩌면 좋아요. 하지만 아저씨가 수염을 기르면 지금보다는 훨씬 더 부드러워 보일 거예요." 당시 정치가들은 수염이 없는 깔끔한 얼굴이 트레이드마크인 시대였습니다. 더구나 11살 소녀의 말에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 더보기
평화사상가 안중근 평화사상가 안중근 1909년 10월 26일 중국 하얼빈역에서 총성이 울린 후 세상을 향해 포효한 목소리. "코레아 우라!(대한 만세)" 을사늑약을 강제 체결한 이토 히로부미 조선총독부 초대 통감을 저격하고 대한 만세를 외친 조선 청년 안중근. 불공정한 일본 법정에서 고작 공판 7일 만에 사형을 선고받은 안중근의 마지막 부탁은 한 가지였습니다. "사형집행 날짜를 한 달 남짓만 늦추어 줄 수 있는가? 꼭 완성하고 싶은 책이 있다." 하지만 일본은 그마저도 무시했습니다. 이제 막 서문과 첫 장을 마친 1910년 3월 26일, 하늘도 슬퍼 봄비의 눈물을 흘리던 그 날 안중근 의사는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가 옥중에서 써 내려간 '동양평화론' '수백 년 동안 유럽 열강을 이끈 것은 도덕을 상실한 마음이며 귀중한 생.. 더보기